일상 한입

평온함의 기도 - 나를 무너뜨리는 건 결국 ‘붙잡지 말아야 할 것’이었다

한입블로그 2025. 5. 26. 23:3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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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던 순간들을 돌이켜 보면, 대부분은 ‘어쩔 수 없는 걸 내가 어떻게든 하려고 할 때’였다.
사람의 마음이든, 상황이든, 시간이든.
그건 내 손 밖에 있는 건데, 기어코 쥐고 있겠다고 버티다가, 결국 나만 닳아버리곤 했다.

그럴 때 떠올려보면 좋은 문장이 있다.
유명한 기도문이지만, 종교적인 색깔을 빼고 보더라도 꽤 많은 걸 정리해준다.

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에게서도 자주 인용되는 문구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우니 모두 하루에 한 번씩 읽고 용기를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길 바래본다. 

 

<Serenity Prayer / 평온함의 기도>
- 라인홀드 니버 (Reinhold Niebuhr)

God,
grant me the serenity to accept the things I cannot change;
courage to change the things I can;
and wisdom to know the difference 

하느님,
제가 바꿀 수 있는 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과, 
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와, 
그리고 이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


이 짧은 문장 하나가 사람들을 어떻게 살게 만들었는지

이건 단순한 위로 문장이 아니다.
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해야 할 것과 내려놔야 할 것을 구분하는 감각, 그걸 만들어주는 문장이다.
‘포기해라’가 아니라, 지금 내가 무엇을 붙잡아야 덜 상처받을지를 알려주는 말이다.

이 문장을 쓴 사람은 '라인홀드 니버(Reinhold Niebuhr)'라는 미국의 신학자였다.
1930년대, 미국이 대공황과 전쟁으로 완전히 흔들리던 시절.
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되는 순간 속에서, 개인과 사회가 동시에 흔들릴 때 필요한 태도를 고민하던 사람이었다.

처음에는 그냥 한 설교문 속의 문장이었는데,
이게 나중에 알코올 중독자 자조모임(AA)의 핵심 철학이 되면서 세상에 퍼지기 시작한다.


왜 중독 회복 프로그램에서 이걸 썼을까?

중독이라는 건 단순히 무언가에 빠졌다는 문제가 아니다.
‘통제력 상실’이라는 거대한 무력감과 싸우는 일이다.
술, 약, 사람, 관계… 내가 손댈 수 없는 걸 어떻게든 바꿔보겠다고 하다가,
그게 안 돼서 다시 중독에 빠지는 악순환.

그래서 AA에서는 이 기도문을 매 모임 때마다 낭독한다고 한다.
“내가 손댈 수 없는 건 그냥 받아들이고,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용기를 내서 바꾸자.
그 둘을 헷갈리지 말자.”

되게 당연해 보이지만,
우리가 가장 자주 실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.


수용과 변화의 균형을 잡는 일

이 기도는 체념하라는 말이 아니다.
진짜 중요한 건 "분별력"이다.
내가 지금 포기해야 할 타이밍인지,
아니면 싸워서 바꿔야 할 때인지.

그걸 구분할 수 있을 때,
무기력하지 않으면서도 지치지 않는 삶이 가능해진다.

실은 나도 요즘 그런 기준이 자주 헷갈린다.
마음처럼 되지 않는 사람, 계속 지체되는 일,
내가 애쓴다고 되는 게 아닌 것들.

그럴 때마다
‘내가 지금 이걸 붙잡고 있는 이유가, 정말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놓는 게 무서워서라면’
잠깐 멈춰서 생각해보려고 한다.


나한테 던져볼 질문 하나

  • 지금 내가 애쓰고 있는 건, 바꿀 수 있는 걸까?
  • 아니면, 애초에 내 손 밖의 것을 억지로 붙잡고 있는 걸까?

답을 정확히 몰라도 괜찮다.
중요한 건, 이 질문을 던질 줄 아는 마음가짐이다.
그것만으로도 불필요한 힘의 낭비가 줄어든다.


종교를 떠나, 삶의 태도로 삼을 수 있는 문장

‘평온함의 기도’는 교회에 다니지 않아도 괜찮다.
하느님 대신 ‘삶’이나 ‘내 안의 중심’을 넣어도 말이 된다.
중요한 건 이 문장이 담고 있는 태도다.

바꿀 수 없는 걸 놓아주는 평온함.
바꿀 수 있는 걸 바꾸는 용기.
그리고 그 둘을 구분하는 지혜.

살면서 반복해서 부딪히는 이 문제를,
짧고 정확하게 정리해준 문장.
그게 바로 이 기도문의 힘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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